종로2가 지오다노 앞 생크림와플을 기억하시나요
종로2가 사거리의 지오다노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그 앞에서 팔던 와플 노점도 기억할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서울 각지에 떨어져 살던 친구들이 모이기에 지리적으로 가장 공정했던 장소, 종로.
우린 항상 종로2가 지오다노 앞에서 모이곤 했다.
약속 시간에 맞춰 지오다노 앞에 서 있노라면
와플 노점상의 밀가루 반죽이 구워지는 향이 솔솔 풍긴다.
큰 와플 팬에 노오란 양은 주전자에서 반죽을 쏟아내고 뚜껑을 닿아 몇번 뒤집다보면
고소하고 달달한 향이 여기저기 날려 코를 간지럽힌다.
한 쪽 면엔 사과잼, 한 쪽 면엔 생크림을 발라주던 길거리 와플.
어느 때엔가는 제법 업그레이드 되어 다양한 맛의 생크림을 발라주기도 했다.
와플 굽는 달달한 냄새를 이기지 못하고,
친구가 도착하자마자 와플 하나를 사서 절반씩 나눠 베어물면 그 새콤달콤한 맛은
요즘 유행하는 벨기에 와플, 네덜란드 와플, 크로플 무엇과도 견줄 수 없다.
지난 달 친구들을 만나 추억의 길거리 와플을 집에서 구워먹기로 했다.
한 친구가 집에서 사과잼을 만들어 오고,
또 다른 친구가 길거리 와플 레시피를 검색하고,
생크림 대신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사다가 구워먹었는데
길거리 와플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너무 맛있어서 며칠 째 와플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도전한 집에서 직접 구운 미니 와플.
친구가 선물해준 직접 만든 사과잼과 하겐다즈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어 커피와 함께 먹으니
햇살 좋은 오후 가장 기분 좋은 사람이 바로 나인 것 같다.
당분간 우리집 주말은 와플 향이 가득할 예정이다.
종로2가 지오다노 앞처럼.